일제의 아픔이 서려있는 창경궁
1900년대 초, 일제가 순종을 위로한다는 명목하에 창경궁의 전각들을 헐어낸 뒤 동물원과 식물원을 들이면서 창경원으로 격하됐던 창경궁은 일제의 만행이 펼쳐졌던 가슴 아픈 역사를 지닌 곳이다. 왕실의 웃어른을 편안히 모시기 위한 궁궐의 역할을 했던 창경궁 외전과 내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왕과 신화와 백성의 교감하고 소통하는 창경궁의 외전은 궁궐의 정전 중 가장 오래된 명정전, 왕의 일상업무가 진행되던 문정전, 국사를 논하던 숭문당으로 이루어져있다. 왕실 여성들이 궁중에서 희로애락을 겪었던 내전은 왕비의 침전인 통명전, 정조와 헌종이 태어난 경춘전, 순조가 태어난 집복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일제의 만행들이 상처로 남았던 창경궁은 아름다움이 새살처럼 돋아나 현재는 근대문화유산의 의미를 가진 문화재중 하나로 거듭났다.
춘당지와 대온실
경복궁에 비해 소담하고, 인파도 많지 않아 고궁이 주는 고즈넉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창경궁은 천연기념물 원앙을 만날 수 있는 춘당지와 대온실이 대표적인 관람 포인트다. 과거 왕이 백성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 직접 농사를 지었던 ‘내농포’라는 논이 자리하던 춘당지를 일제가 파헤쳐 큰 연못으로 만들었던 것을 1983년 이후 전통양식의 연못으로 새로이 조성한 것이 지금의 춘당지가 되었다. 춘당지를 지나 조금 걷다 보면 고궁에 있을 거라곤 생각이 되질 않는 이색적인 유리온실이 모습을 드러낸다. 1900년대 초 당시 새로운 건축재료였던 철과 유리로 지어진 유리온실은 창경궁에 만들어졌던 일제의 잔재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천연기념물과 야생화, 자생식물들을 전시해놓은 근대문화유산이지만 아픈 역사가 서려있는 곳이므로 그저 아름다움에 취해있기 보다 가슴 한 켠에 시린 역사를 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SMART INFO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 185 창경궁
전화번호 02-762-4868
이용시간 매일 09:00 – 21:00 매표. (입장시간 20시까지)
휴무일 월요일
입장료 \1,000
홈페이지 http://cgg.ch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