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의 삶과 정신을 기리는 문학 테마파크
어른들의 말이, 내일 소녀네가 양평읍으로 이사간다는 것이었다. 거기 가서는 조그마한 가겟방을 보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작품 속 이야기를 풀어낼 장소로 양평을 고른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세월이 흘러 모든 것이 변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순수함과 맑음을 곳곳에 지니고 있는 곳 양평.
그런 따스함이 깃든 곳에 위치한 소나기마을은 황순원 문학관에 그치지 않고 그의 단편소설 ‘소나기’를 다시 머릿속으로 그리며 따라 걷고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진 우리나라 최대규모의 문학공원이다. 딱딱하지 않고 지루하지 않게,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나지막이 읊어주는 매력 넘치는 공간.
소설 ‘소나기’를 따라 걷는 그 길
물론 황순원의 모든 작품을 찾아 읽어보고 간다면 금상첨화다.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다른 작품은 아니더라도 ‘소나기’만큼은 꼭, 방문 전에 다시 찾아 읽어봐야만 한다.
소나기를 피하던 중 소년이 소녀를 업고 건넜던 도랑, 소녀가 건넨 대추와 소년이 따던 호두를 소재로 한 공간 등의 다양한 테마 산책로는 그 배경을 알고 걸어야 더욱 분위기가 살기 때문.
겨울과 날씨가 궂은 때를 제외하곤 매일 두 시간에 한 번, 소설 속 이야기처럼 갑작스레 소나기가 내린다. 두 주인공처럼 근처 원두막과 수숫단에서 비를 피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아이와 함께 갈 계획이라면 반드시 먼저 책을 읽게 하고 마을에 들어서면 가르치려 하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포인트! 매주 토요일 두 차례 열리는 ‘소나기’ 동화구연은 놓쳐서는 안 되는 볼거리다.
황순원과 그의 문학정신을 되새기는 시간
수숫단 모양을 형상화한 낭만적인 황순원 문학관에서는 그의 삶과 유품, 작품세계를 찬찬히 살펴볼 수가 있다. 작품까지도 다양하고 친절한 방법으로 소개하는데 대표작을 영상, 모형, 음성 등으로 즐길 수 있는 <작품 속으로>라는 전시실은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다.
문학관 바로 옆에는 황순원 묘소가 있어 다시 한 번 그를 생각하는, 보다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매년 9월 추모식이 열리는 시기에 맞춰 황순원 문학 세미나, 문학 강연을 비롯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백일장과 그림 그리기 대회 등 문학제 또한 이 곳에서 열리니 관심이 있다면 미리 살펴볼 것.
SMART INFO
주소 경기 양평군 서종면 소나기마을길 24
전화번호 031-773-2299
홈페이지 http://www.yp21.go.kr/museumhub/sub.do?key=453
영업시간 평일,주말 09:30-18:00(3월~10월), 09:30-17:00(11월~2월)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당일 휴무
입장료 성인 2000원 / 청소년, 군경 1500원 / 어린이 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