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살아있는 서울의 바다
전국 방방곳곳의 해산물들이 모여들어 가장 큰 소비지 수산시장을 이룬 곳, 한반도의 바다가 한데 만나 정신 없이 출렁거리는 곳이 바로 서울의 노량진이다. 활어, 선어, 냉동해산물, 조개류, 갑각류는 물론 건어물까지 370여 종의 해산물이 거래되며 도소매를 하는 점포가 800여 곳에 이르는 ‘딱딱한 도심 내 뜨거운 바다’!
연중무휴 24시간 불이 켜있는 노량진수산시장이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는 건 새벽 1시. 가격을 외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면 그때서야 비로소 시장의 하루가 열린다. 정신 없이 소란스런 경매가 계속되고 오전 5시쯤부터 도매인들이 천천히 자리를 정리하고 잠시 주춤하다 낮 시간이 다가오면 소매상들과 찬거리를 사러 온 주부들이 그 자리를 가득 채운다. 그렇게 해가 지면 싱싱한 회에 술 한잔 걸치러 온 손님들과 관광객들로, 그리고 밤 늦은 시간이 되면 다시 해산물을 실은 차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어 활기가 식을 틈이 없다.
가장 한국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곳
시장은 그 나라의 문화와 생활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는 곳이기도 하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의 현장, 그 지역의 정서를 가까이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여행자들에게 시장구경은 빼놓아서는 안 되는 필수코스처럼 여겨진다.
서울시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서울의 가장 매력적인 명소에 노량진수산시장이 이름을 올린 건 놀랄 일도 아니다. 그들은 노량진에서 한국의 바다와 식문화를 엿보고 더불어 삶의 대한 열정과 한국의 정 같은 걸 어렴풋이 느끼기도 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웃고 다투고 먹고 마시고 소리치는 매력적인 장소인데다 온갖 해산물을 구경할 수 있는 별세상이니, 어찌 지루할 수가 있을까!
소란스럽고 혼란스럽지만 거기에도 나름의 질서가 있고 단순하고 차가워 보여도 깊은 지식과 연륜,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는 백과사전 같은 공간.
여행지로 접근하는 노량진수상시장 TIP
활기 넘치지만 여행지로 접근하기엔 다소 불편했던 시장은 이제 옥상 공원이 펼쳐지는 도심 공원형 시장으로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변신을 꾀하고 있다.
수산시장 구경도 할 겸 식사도 할 겸 들린다면 알고 가면 좋을 것들이 몇 가지 있다.
대부분이 정직하게 장사를 하지만 간혹 물을 더 넣어 무게를 높이거나 담을 때 개수를 줄이는 등의 눈속임을 하려는 업체도 있으니 조금 주의를 기울이는 게 좋다. 시장을 돌아본 뒤 시세를 대충 파악하고 구매에 나서는 것이 요령.
구입한 횟감과 해산물을 먹고 가려면 생선을 구입하고 회를 떠달라 주문한 뒤 초장집 또는 양념집을 찾아 이동해야 한다. 수산시장 안팎으로 수십 개의 식당이 있는데 가격이나 메뉴, 분위기가 어디나 비슷하니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친절도나 청결도에 따라 기분이 좋고 나쁜 식사가 될 수도 있으니 성급하게 결정하지는 말자. 초장집에서는 초장, 간장, 고추냉이 등의 양념과 약간의 쌈채소를 제공하며 약간의 자릿세를 받는다. 대하나 랍스터, 꽃게 등을 사서 먹는다면 찜이나 구이로 조리해주기도 한다. 식당에 따라 기본 메뉴를 갖춘 곳도 있고 튀김을 파는 가게 등도 있으니 특별히 원하는 것이 있다면 잘 찾아보고 들어가야 한다.
주차는 주차빌딩을 이용하는데 회를 구입하면 주차권을 주기도 하니 잘 알아볼 것.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주차장이 매우 붐벼 차를 세우기 어려우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다. 노량진역에서 수산시장 표지판을 따라 걸으면 된다.
노량진역 주변에는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포장마차가 많으니 온 김에 이 곳도 가볍게 돌아보길 권한다.
가는 법 1호선 9호선 노랑진역 하차 수산시장 표시를 따라 이동/ 올림픽도로를 주행하다 63빌딩 앞 교차로를 이용하여 노들길로 진입
시간 매일 00:00-24:00 고급 / 매일 01:00-22:00 패류 / 매일 01:30-22:00 대중 / 매일 03:30-22:00 냉동
TIP 바닥에 물이 있어 편안하고 안전한 신발과 끌리지 않는 하의로 선택. 신선한 생선을 구매하고 싶다면 아이스박스와 아이스 팩을 준비하고 아침 일찍 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