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동네, 이태원 옆 경리단길
이태원 좀 와봤다 하는 사람들은 해밀턴 호텔 근처 메인 거리의 볼거리도 가득하지만, 사잇길로 빠졌을 때 만나는 이색적인 가게들에 더욱 마음을 뺏기게 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동네를 산책하듯 자박자박 둘러보기 좋은 경리단길이 있으니, 이태원에서 시작해 경리단길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특별하고, 무심해 보이지만 트렌디한 게 매력인 경리단길은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2번 출구 앞 국군재정관리단에서 그랜드 하얏트 호텔로 이어지는 약 1킬로미터 정도의 오르막길을 가리킨다. 행정구역상 정식 명칭은 ‘용산구 이태원 2동 회나무길’이지만 초입에 있는 국군재정관리단의 옛 이름이 ‘육군중앙경리단’이었기 때문에 ‘경리단길’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길은 늘 붐비는 이태원 역 근처보다 조금은 조용하고 여유로운 모습이다. 물론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이국적인 음식점들과 곳곳에 보석처럼 숨어 있는 맛집들 때문에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지만 평일에는 핫플레이스라기보다 흔한 동네라는 느낌이 더 강할 정도. 하지만 언덕을 따라 이어지는 골목 사이사이엔 촘촘하게 들어선 채 저마다의 개성으로 뽐내고 있는 카페, 펍 등이 옹기종기 고개를 내밀고 있어 찬찬히 들여다보면 어느새 외국인들과 어우러져 마치 유럽의 어느 골목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