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에게 자연을 선물하는 펜션지기
“펜션을 그리 대단한 사업이나 시설이라고 생각지 않아요. 크게 불편치 않은 정도의 시설을 갖추고 도시인들에게 시골의 자연과 삶을 나누어주어 드리는 곳이죠. 한 마디로 도시인들이 생활의 활력을 재충전 할 수 있게 돕는 곳이라 정의하고 싶어요”
+ 행복한 펜션지기
이 얼마나 행복한 삶입니까!
그는 10년 전 처음 만난 그때처럼 변함없이 행복한 모습이었다. 자연인 같은 첫 느낌은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욕심없이 그 자리에 늘 사계절이 변화듯 계절과 함께 동화되어 그 시간들을 즐기며 살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이다.
“ 지금 제 직업에 정말 만족해요. 저도 20년 정도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했었죠. 출근과 퇴근, 회의, 출장의 반복. 목표달성에 대한 중압감. 내 목숨이 남의 손에 의해 좌우되니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었죠. 이 일을 하며 가장 큰 소득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여유에요. 내가 좋아하는 장소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평생 잘릴 염려가 없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삶 입니까!”
그는 자신이 누리는 행복만큼 오는 손님들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이런 마음은 펜션 공간에 그대로 묻어있다. 운두령 펜션은 그야말로 힐링을 위한 넓은 자연공간이다. 건물의 모양이나 방의 인테리어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도시인들에게 부족한 숲, 나무, 계곡, 바윗돌, 물고기와 곤충 등 자연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여기에 레포츠거리들도 만들어 가족들이 활동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 사람 좋아하는 펜션지기
손님을 손님으로 대한 적이 없습니다. 모두가 반가운 사람이죠.
생판 모르는 처음 만나는 손님이라 할지라도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이 전혀 없다는 그. 다가가고자 하는 진심과 더 즐겁게 해주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어떤 손님이든 소통은 가능하다는 권대선씨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커뮤니케이션은 특별한 기술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그저 사람을 좋아하고 반가움에 인사하고 관심을 가지는 마음이 전부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처음 오신 분들은 처음 만난 사람으로, 두번째 오셔서 얼굴이 익은 손님은 그때부터는 아는 지인으로, 그 이상으로 오시는 분들은 점점 더 잘 아는 지인으로 대했을 뿐이예요. 저보다 나이가 많으면 아는 형님처럼 나이가 아래면 아는 동생으로, 나이가 비슷하면 친구처럼 지내고 있죠. 이런 마음의 자세는 20년 전 펜션이 일반화 되지 않았을 때 적막하기만 했던 산속에서의 생활에서 비롯되었죠. 하루 종일 지내봐야 일주일에 한번 주말이면 찾아주던 손님들이 나에게는 손님이라 하기 이전에 반가운 사람이었던거죠. 그런 생각이 이어져 오면서 지금도 업주와 손님이 아닌 친구 사이처럼 지내고 있답니다.
+ 여행좋아하는 펜션지기
여행에서 펜션의 방향을 정했죠.
그는 사람과 자연을 좋아하는 만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펜션을 차릴 구상을 하며 직접 현실을 체험하기 위해서 알프스 언저리를 뺑 도는 5개국 펜션 투어를 했다고 한다. 그때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농가에서 느꼈던 소박함이 진정한 펜션에 대한 해답이었다고.
“펜션은 그 어떤 특별한 것도 아니었고, 어떤 특이한 사업도 아니었어요. 그저 도시인들이 편안하게 쉬며 인간의 본연을 찾아가는데 도움을 주는 그런 시골의 연고지 역할일 뿐이라는걸 강하게 느꼈죠. 오스트리아 산골 어떤 농가에 갔을 때 그 소박한 느낌. 그게 바로 유럽 펜션의 본연이고 제가 지금 하고 있는 바로 이 모습이죠”
+ 자연 좋아하는 펜션지기
4계절 내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운두령 산장이 가장 아름답게 느껴지는 계절을 물었다. 대답을 듣고 나서는 질문이 우문이었구나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부러운 마음이 불쑥 올라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사계절이 다 좋아요. 금수강산이라 칭하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진짜 사계절이 멀리 안 가고도 우리마당에서 펼쳐지기 때문이죠. 어떤 때는 나 혼자 보고 있기가 너무나 황홀하고 아름다워 도리어 나 이외의 사람들에게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마저도 들어요.”
“봄에는 내가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수만평이나 되는 집 주변의 산에서 산나물 체험을 할 수 있고, 산세가 웅장하고 수림이 울창하여 그런 수림 속에서 굳이 학술적으로 세세히 기술치 않더라도 건강에 이로운 힐링이 너무나 쉽게 이루어지죠. 여름에는 성가신 잡벌레나 모기가 없어서 쾌적하고 에어컨이 없는데도 시원해요. 가을에는 어디에서든 눈앞에 설악산 어느 골짜기에서 봤음직한 단풍을 황홀하게 감상할 수 있어요. 겨울에는 12월 말부터 쌓이기 시작하는 하얀 눈이 4개월간 쌓여서 진짜 겨울을 만나게 해줘요. 마당에서 산으로 연결되는 언덕배기 경사면에서 겨울 내내 눈썰매를 탈수 있어요.”
주변 관광지로 나서지 않더라도 넓은 자연풍광이 집안에 있고 풍수지리상 자신의 집처럼 편안한 느낌을 얻을 수 있는 운두령 펜션. 그래서인지 실제로 퇴실시간이 되어도 좀처럼 퇴실을 하지 않아 다음손님을 위한 준비작업에 애를 먹을 때가 많다는 그의 푸념도 펜션 자랑처럼 들려 웃음이 났다.
+ 앞으로 10년 후 펜션의 미래는?
펜션을 사랑하는 권대선씨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앞으로 펜션의 미래가 궁금해졌기 때문에. 그의 대답은 예리하면서 참 소박하고 따뜻했다.
“펜션 업계는 크게 두 가지 트랜드로 나눠질 거 같아요. 하나는 사업으로서의 펜션, 또 다른 하나는 펜션 본연의 펜션. 저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분위기와 시설을 위해 계속 재투자하는 펜션은 계획에 없어요. 제가 원하는 저의 펜션은 시골의 친척집 같이 편안하고 힐링이 되는 펜션, 도시인들의 드라이한 정서를 스스름 없이 편안하게 녹여줄 수 있는 그러기 위한 인프라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 펜션. 저는 펜션은 도시인들의 쉼터요, 친척집이요, 아이들에게는 외할아버지댁과 같은 역할을 해야 된다고 보는 사람이예요”
“진정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그 땅에서의 삶이 다른 어떠한 형태의 삶보다도 즐겁고 행복하다면 더 이상 다른 것은 염려하고 고민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할 필요가 없어요. 단지, 삶을 이어가기 위한 약간의 생활비만 있으면 누구나 편안하게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으니, 내가 이런 곳에서 살아갈 수 있게 누군가 손수 찾아와 먹고 사는 부분까지 제공해준다고 생각하면, 전 정말 행복한 사람이죠!
행복한 펜션지기가 자연과 더불어 사는 곳. 이상적인 펜션의 모토가 어쩌면 운두령 펜션이 아닐까? 그리 화려하거나, 뽐내지 않아도, 사람들이 서서히 알아서 찾아올 수 있는 곳, 항상 그 곳에는 사람들이 지친 몸을 잠시 기대어 쉴 수 있는 인간애가 있는 곳, 그것이 펜션의 미래이기를 바래본다.
[ 운두령펜션 기본정보 ]
주소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운두령로 843-2
홈페이지 http://www.unduryung.co.kr/
Tel 033.332.7481
Interviewer 심보배 에디터 정영경 포토그래퍼 전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