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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인 척 하는 중|나는 아직 내가 생각하는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다

JINI TRIP ESSAY · 여행자의 생각

나는 아직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다

오늘의 음악|머무르(MEOMURU) - 어른인 척 하는 중

음악을 듣다가 문득, 지나온 나이와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이가 드는 것과 어른이 되어가는 것은 어쩌면 조금 다른 일인지도 모른다.

글 · 심보배   |   JINI TRIP

나는 가끔 음악을 듣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 하나와 마주하곤 한다.

오늘은 이 노래를 듣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른일까.
아니면 나이만 어른이 된 걸까.

아직 내 안에 남아 있는
스무 살의 열정

돌이켜보면 내 안에는 지나온 시간의 내가 여전히 함께 살고 있는 것 같다.

20대의 나는 뜨거웠다.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먼저 움직였고, 될지 안 될지를 오래 계산하기보다 일단 부딪쳐보는 쪽에 가까웠다.

세상이 넓다는 사실보다 내가 갈 수 있는 길이 많다는 것이 더 좋았던 시절이었다.

실패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았고, 무엇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일에도 지금보다 훨씬 가벼웠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났던
오뚜기 같은 시간

30대에는 조금 달라졌다.

넘어지기도 했고, 생각했던 대로 되지 않는 일도 많아졌다.

그래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쓰러지면 다시 일어나고,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찾고, 또다시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시절의 나는 꽤 오뚜기 같은 사람이었다.

젊다는 것은 넘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 마음이었는지도 모른다.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40대에는 인생의 큰 전환점을 지나왔다.

그 시간을 통과하면서 처음으로 오래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잘 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무엇을 더 가져야 하는지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중요해졌다.

남들이 좋다고 말하는 삶보다 내가 좋아하고,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삶이 무엇인지 조금씩 생각하기 시작했다.

무엇을 이루었느냐보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더 자주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다시 살아나는 열정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한동안 잊고 있었던 20대의 열정이 요즘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예전과 똑같은 열정은 아니다.

그때는 앞만 보고 달렸다면 지금은 어디로 가고 싶은지를 조금은 알고 움직인다.

30대의 끈기도 남아 있고, 40대를 지나며 알게 된 나만의 삶의 기준도 생겼다.

어쩌면 지금의 나는 다시 20대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20대의 열정과
30대의 끈기와
40대에 배운 삶의 기준을 모두 품고
또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생각하는 어른이
되어가는 중

그래서 이제는 ‘어른인 척 하는 중’이라는 말보다

내가 생각하는 어른이
되어가는 중.

이 말이 더 마음에 남는다.

나이가 든다고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여전히 흔들리고, 가끔은 실수하고, 새로운 일을 앞에 두고 설레기도 한다.

어제까지 옳다고 믿었던 것을 오늘 다시 생각할 때도 있다.

그런 시간을 하나씩 지나면서 남의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것.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런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가을인가 보다

음악이 끝나갈 즈음 창밖의 공기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한여름의 뜨거움이 조금씩 물러가고 아침저녁으로 스치는 바람에서 새로운 계절의 냄새가 난다.

가을인가 보다.

계절이 바뀌어서인지, 마음이 바뀌고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지나온 시간보다 앞으로 걸어갈 길을 조금 더 생각하게 된다.

TODAY'S MUSIC
어른인 척 하는 중
머무르 · MEOMURU
음악 바로 듣기 →

그래도 이 노래는 참 좋다.

오늘의 음악을 들으며 나는 다시 한번 나에게 묻는다.

나는 어른인가.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는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어른이라는 것은
어느 나이에 도착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지를
계속 생각해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아직,

내가 생각하는 어른이 되기 위해
열심히 걸어가는 중이다.

JINI TRIP ESSAY

여행지에서, 길 위에서, 음악을 듣는 평범한 일상에서 문득 마음에 머문 장면과 생각을 기록합니다. 어디를 여행했는지보다, 그 시간을 지나며 무엇을 느꼈는지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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