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돌담길을 따라 산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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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야간에 화재와 도적을 경계하기 위해 순라군들이 순찰을 돌던 길인 순라길은 한쪽은 주거지, 다른 한쪽은 종묘를 경계로 하여 조성된 길이다. 역사문화탐방로로 지정된 순라길은 현재 사대문 내 돌담길 중 유일하게 개발되지 않은 돌담길이다. 더운 여름 나무 그늘이 햇빛을 가려줘 편안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순라길을 만끽할 수 있는 법은 바로 느리게 걷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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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발자국 마다 번지는 미소

서울의 돌담길은 덕수궁 돌담길이 전부인 줄 알았다. 이런 곳이 숨겨져 있었다니 책장 사이에 끼워져 있는 돈을 우연히 발견한 것처럼 기쁘다. 성벽 옆으로 사람들의 거주지가 들어서면서 조성된 선형(線形) 공간이 자연스럽게 길이 된 것이라고 한다. 자연스럽게 생긴 골목을 걸으며 사람들의 꾸밈없는 자연스레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순라길이기에 걸음마다 미소가 번진다. 옛 느낌 나는 폰트가 돋보이는 해장국 집 앞 평상에서 약주 한 잔 즐기시는 할아버님들, 작은 쥬얼리 가게에서 쥬얼리처럼 빛나는 인생을 디자인하는 쥬얼리 디자이너들, 돌담을 살금살금 기어가는 고양이들까지. 느리게 걷기에 볼 수 있는 삶의 풍경들이 새삼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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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으며 느끼는 작은 바람

신사동 가로수길, 경리단길, 전주 한옥마을 등 현재 고유의 분위기를 잃고 상업적 색이 짙어진 거리들을 보면 사람들이 많이 찾고 활기를 띄는 것은 좋지만 예전의 느낌을 잃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종묘의 돌담길을 따라 산책을 할 수 있는 순라길도 그렇게 바뀌어 버릴까봐 조바심이 난다. 오롯이 나만이 알고 싶은 조용한 순라길, 부디 오래오래 지금처럼 남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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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순라길
주소 서울 종로구 권농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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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쥬얼리 디자이너들이 만드는 카페 갤러리 소연

소연은 금속공예가 김승희 국민대학교 교수의 장신구 브랜드다. 작은 자연이라는 뜻인 소연은 작은 힘들이 모여 큰 일을 이룬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가게 내 곳곳에 전시되어 있는 쥬얼리들은 신진/중견 쥬얼리 작가 100여명이 만든 것으로 쥬얼리 작가들의 작은 힘들이 모여 지금의 소연을 이루었을 것이다. 따스한 빛의 조명이 편안한 분위기를 주는 소연은 호박색 샹들리에와 한옥 풍 인테리어가 고풍스러움을 더한다. 정성스레 쑨 양평산 팥으로 만든 팥죽과 팥빙수는 소연의 겨울과 여름을 대표하는 메뉴. 세계 상위 1%로의 최상급 공정무역 유기농 커피를 판매하고 있어 제 3세계 농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여러모로 착한 카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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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로 소문난 길에 위치한 카페들은 으레 커피값에 ‘자리 값’을 더한 비싼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공격한다. 운치있는 순라길에 위치한 고급스러운 외관의 소연도 마찬가지로 커피값이 비쌀 것이라 예상했으나 너무나 저렴한 가격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저렴한 가격으로 값비싼 분위기 한 모금! 소연에서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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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소연 카페
주소 서울 종로구 서순라길 149
전화번호 02-546-2498
가격 팥죽 7,000 팥빙수 8,000 아메리카노 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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