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역사의 아련함 속으로, 강화도 시간 여행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그린 영화 ‘명량’의 열풍에 힘입어 역사에 대한 관심이 더욱 깊어가고 넓어지는 요즘, 역사의 한 조각이자 ‘아픔의 땅’이라 불리는 강화도를 빼 놓을 수 있을까. 우리 민족사의 고비 고비마다 중요한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한 곳. 여전히 한반도의 남과 북의 위태로움을 딛고 있는 강화도에 가면 역사탐방과 함께 수 년의 세월 속에 완성된 위대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다.
역사의 상처를 간직한 곳 『초지진』
강화도는 국방상 중요한 위치로 해안선을 따라 늘 군대가 주둔했다. 이에 민족 시련의 역사적 현장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강화도로 들어가는 제2연륙교인 초지대교를 건너가면 역사의 상처를 간직한 ‘초지진’을 제일 먼저 만날 수 있다.
초지진은 침입하는 외적을 막기 위해 조선 효종 7년 1656년에 구축한 요새로 성곽의 총 길이가 500m도 채 되지 않아 한눈에 다 들어오는 작은 규모의 방어시설이다. 하지만 이 작은 요새는 기특하게도 병인양요, 신미양요 등에서 근세 외침을 막아낸 격전지로 당시 모두 허물어져 성의 기초만 남아 있었던 것을 역사의 그날들을 잊지 않길 바라며 1973년 복원하였다.
초지진 성벽 옆에는 당시 전투의 흔적인 포탄 자국이 아직도 남아있는 커다란 소나무 두 그루가 자신의 아픔을 뒤로 한 채 모진 세월을 이겨낸 이곳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오랜 시간 늘름하게 지켜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초지진 가운데는 포각이 하나 있고 이 포각엔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대형 규모의 2.5m 길이의 대포, 홍이포가 전시되어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
반면 초지진 포구를 통해 바라 본 강화해협과 초지대교는 한 때 수많은 전투로 많은 희생을 치른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이 맞나 싶을 정도로 지금의 바다는 조용하고 한없이 평화롭기만 하다.
아련한 전설을 품고 있는 곳 『함허동천』
강화도에는 역사의 아픔뿐만 아니라 슬픈 전설의 흔적을 선명하게 간직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마니산 기슭, 빼어난 산세를 끼고 거대한 바위들을 넘나들며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장관을 이루고 있는 함허동천 계곡이 그것이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에 잠겨 있는 곳’이라는 뜻의 함허동천은 조선시대 승려 기화(己和)가 자신의 당호(堂號)를 따서 ‘함허동천(涵虛洞天)’이라 이름 붙이고 커다란 너럭 바위에 그 이름을 글로 새겼다. 한편 승려 기화(己和)의 부인은 그를 찾아 힘허동천까지 찾아왔지만 만나주지 않자 바다에 몸을 던져 죽었고 그 곳에는 커다란 바위가 솟아났다. 사람들은 이를 ‘각시바위’라고 불렀다.
방금 새긴 듯이 또렷한 글씨가 지금도 남아있는 슬픈 전설을 간직한 함허동천 계곡은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한 계곡물과 자연에 폭 파묻힌 느낌이 무척이나 매력적인 곳이다. 그늘이 우거져 쉬어 가기 좋은 너럭바위도 여럿 보이는가 하면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자연경관이 좋고 한적하다.
그런가 하면 계곡 아래에는 함허동천 야영장이 자리잡아 여름철이면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야영장은 각종 부대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돌담을 두른 주변의 초가에서는 민박도 할 수 있어 사계절 관광지로 이름이 높다.
[역사 여행에 가슴을 울리는 음악]
양희은-하늘
윤나라 트리오-오늘보다 어제가 아름다운 이유
임유진-내가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