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가 주는 쉼표 – 하늘의 별을 담은 꽃, 국화 축제 –
새파란 하늘에 느릿느릿 제 갈 길을 가는 한 점 구름같이, 빽빽한 도심 속 보석 같은 쉼표 천년 고찰 『봉은사』!
숨통을 틔어주는 힐링 명소 『봉은사』는 지금 노오란 꽃 향기로 그득하다!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사찰의 고즈넉함에 샛노란 국화가 뽐내는 발랄함과 소담스런 향이 더해져서 움켜쥐고 재촉해야 했던 도심 시간을 멈춰버리고 모든 것을 내려놓게 만든다.
천년 고찰, 『봉은사』
도심 한가운데, 그것도 10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에 매각 된 한전 건물이 떡 하니 자리한 강남 금싸라기 땅, 우후죽순 들어찬 빌딩 숲에서 찾은 특별한 힐링존, 『봉은사』는 무려 1200년이나 된 신라 때 세워진 사찰이다. 처음에는 견성사(見性寺)라고 불리웠으나 조선 명종 때 현재의 자리로 옮겨오면서 『봉은사』(奉恩寺)로 개칭하게 된다.『봉은사』는 그 기나긴 역사만큼이나 뛰어난 고승들도 배출하였고, ‘추사 김정희(金正喜)’의 추사체가 완성된 뜻 깊은 장소이기도 하다. <대웅전>과 <판전>의 현판이 그의 글씨인데 특히 <판전>의 현판은 ‘김정희’의 마지막 글씨로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 83호]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평등, 차별이 없는 절대 진리를 찾아서
다른 사찰들의 일주문과는 하나 다른 점이 『봉은사』에 있다. 『봉은사』의 첫 번째 문, <진여문>은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평등하고 차별이 없는 절대 진리에 들어서는 문으로, 이 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내 자신이 품었던 오만과 세상을 향한 편견을 모두 내려놓고 진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시작된다. <진여문>에 들어서면서 온갖 잡생각들은 비워버린다. <대웅전>으로 한 걸음씩 다가갈 때마다 계단 한 칸 한 칸을 가득 메운 노란 국화의 한 잎 한 잎이, 하늘의 별을 한 움큼 모은 놓은 밝은 금빛으로, 긍정적인 생각들로 차곡차곡 채색 되어진다. 귓가에 울려오는 맑은 물소리는 지쳐가던 일주일을 개운하게 비워주고, 콧잔등을 간질이는 국화의 향기로움이 마음을 풍요롭게 해준다. ‘부처’는 꽃과 향으로 공양을 하게 되면 열 가지 공덕이 있다고 했다. 아름답고 향기로운 국화꽃에 이름과 소원을 정성스럽게 적어 놓은 팻말을 바라보며 <진여문>이 말하고자 하는 진리와 평등을 되새겨보고 두 손 모아 소원도 빌어보자.
삶의 음표는 쉼표로부터
정겨운 황토 흙 담 길을 따라 호젓한 계단을 따라 걸어 올라가면 생각지도 못한 고즈넉함이 찾아온다. 사찰이 가진 매력이 바로 이런 것일까? 나무가 가진 건강한 푸르름에 둘러싸인 <영산전>의 운치는 소박한 길목이 주는 안락함과 숲 속이 주는 평온함으로 가득 차 있다. 이곳에선 깊고도 어두웠던 비밀도 모두 청량하게 물들어 버릴 것만 같다. 알록달록 화려한 우아미가 고상하게 느껴지는 탱화의 끝, 굴곡진 처마 밑에서 바람을 타고 쨍-하는 청명한 소리의 풍경이 이내 마음을 울린다. 분명 도심 한가운데인데, 어느덧 산 속에 자리하고 있다. 다시 시작될 일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복잡했던 마음을 잠시 추스러 본다. 『봉은사』에서 가지는 이 시간은 내일을 위한 오늘의 쉼표이다.
봉은사 (국화축제 ~11월 5일 까지)
위치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531 (삼성동 73번지)
문의 02)3218-4800
홈페이지 http://www.bongeunsa.org:90/user/main.do
개방시간 연중무휴 / 기도시간 기준
주차요금 1시간 3,000원 / 10분 500원
시설안내 응향각(불교용품점), 아름다운 가게, 여여(특산품,음료), 템플스테이 등
찾아가는 길 지하철 2호선 삼성역 6번 출구 → 아셈타워 600m 좌측 봉은사 진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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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