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먹고 보고. 혜화역 데이트
봄이 좋은 큰 이유 중 하나는, 햇살 때문이다. 따스한 햇살을 느끼고 있자면 별 것 하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다시 우리에게 햇살이 돌아오고 있다. 적당히 따듯한 시간, 에코백에 간단한 소지품만 넣고 그 사람을 만나러 혜화역으로 가보자.
대학로는 연극으로 유명해서 “낮에 왜?” 라는 질문이 들 수도 있다. 대학로의 쉼터 낙산공원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꽤 되지만 막상 거기까지 가 본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다.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와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 그 방향으로 쭉 가다보면 극장과 식당 대신 세탁소, 슈퍼, 약국 등이 들어선 골목길이 나온다. 이어 오밀조밀 주택들이 보이고 그 사이로 귀여운 골목길들이 나있다. 그렇게 20분 가량을 걸으면 서울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낙산공원에 도착. 숨이 탁 트인다. 오르내리는 길은 이화벽화마을로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눈에 띈다. 오랜 정취가 묻은 골목길에 그려진 그림들이 미소를 짓게 한다.
슬슬 배가 고프다 싶으면 내려와 삼삼뚝배기로 가보자. 된장뚝배기, 순두부뚝배기, 소고기카레뚝배기 등이 현금가 4500원/카드 4800원이다. 싼 게 비지떡이다 라는 말은 여기선 안 통하는 말. 소박한 식당 분위기에 자리에 앉으면 어느새 한 그릇 뚝딱이다. 대학로에서 아는 이들만 아는 밥집에 온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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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뚝배기
주소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전화번호 02-765-4683
대중교통 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출구
대표메뉴 뚝배기(된장, 순두부, 소고기카레, 돼지불고기) 4,500원(현금) / 4,800원(카드)
역시 대학로에 왔으니 공연을 지나치면 아쉽다. 너무 자극적이고 웃기기만 한 공연보다 데이트에 나름 대화거리도 줄 수 있는 감동을 담은 공연을 원한다면, 치유연극 <울릉도 1974>, 10년간 꾸준히 사랑받아 온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 2편, 음악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넌센스>를 추천한다. 보통 공연은 평일 8시, 토요일 3시 6/7시, 일요일 3시다. 가는 요일에 맞춰 공연을 본 후 음료수를 사 들고 낙산공원에 올라도 좋겠다. 공연의 감동이 주는 간질간질한 마음으로 공원벤치에 앉으면 이 것만으로도 데이트 성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