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정동진 디톡스 여행


[에스제이진 정기영 기자] 낭만은 늘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기에 ‘추억’이라는 것을 되새김질 하면서 그때 그 분위기를 소환한다. 학교 때, 연예 초기에 다녀오던 강릉 여행이 그렇다. 바다를 떠올리면 늘 강원도 앞바다였고, 교통편을 떠올리면 밤새 덜컹거리면서 타고 가던 무궁화호 기차였다. 이렇게 얘기하면 요즘 이야기로 좀 옛날 사람이다. 기차의 판도가 바뀌었다. 무궁화로 열차로 5시간 이상 걸리던 강릉 정동진 여행이 3월 2일부터 KTX 동해선의 연장 개통 후 정동진역, 묵호역, 동해역까지 연장 운행을 하기 때문이다. 밤새 낭만을 찾던 피곤한 시대는 이제 그만. 서울 옆 강원도라는 부제로 서울역을 출발해 두 시간이면 도착하는 정동진으로 여행을 떠나 본다.

소박함으로 여행자들을 맞아주던 주황색 지붕의 정동진 기차 역사의 문이 닫혔다. 기차역 하나가 뭐라고, 그래봤자 시골 기차역이라지만 우리나라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기차역으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있는 곳이다. 차가운 겨울 바닷바람이 채 가시지 않은 정동진역은 신종 코로나 19 여파로 예년보다는 적지만 답답함을 바다에 버리려는 듯한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기차에서 내린 발걸음은 단정하고 번듯해진 기차역이 낯설어 이내 정동진 바닷가로 내려선다. 봄바람이 심하지 않은지 파도가 높지 않지만 귓가를 잔잔하게 울리는 파도 소리에 답답함이 떨어져 나간다. 전국이 코로나 19의 방역으로 긴장하고 있는 요즘, 출렁거리는 바다를 보면서 속에 있는 것을 들숨 날숨으로 게워내기에 좋다.


▲ 쉼이 있는 정동진 해변, 심곡바다부채길
넓게 만난 바다라면, 깊게 만나는 바다는 어떨까. 우리나라의 유일한 해안 단구 명소인 심곡바다부채길은 정동진부터 심곡항까지 약 2.9km의 바다 절벽을 따라 걷는 곳이다. 해안을 따라 분포하는 계단 모양의 해안단구는 주위가 급사면, 절벽으로 끊어진 모습이다.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지정된 이곳 구간은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2300만 년 전의 지각 변동을 관찰 할 수 있는 곳으로 국방부와 문화재청의 허가만 2년이 걸렸을 정도다. 부채바위, 투구 바위 등 이곳의 명소를 해안 단구에 설치된 계단을 따라 오르내리며 볼 수 있다. 수평선과 맞닿은 하늘, 한없이 진한 코발트빛 동해 바다, 각각의 삼각형 단구에 부서지는 새하얀 파도는 걸어야만 볼 수 있는 천하의 비경이다.

우리나라의 최고의 해안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진 헌화로는 정동진에서 금진항에 이르는 구간으로 삼국유사의 ‘헌화가’에서 그 명칭을 따왔다. 바우길 9구간의 일부일 정도로 해안 도로를 따라 걷기에도 좋은 곳이다.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걸음은 금진해수욕장에 닿는다. 강릉의 여느 해변보다 조용하고 바다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 그 맛에 반해 한 번 온 사람은 다시 찾는다는 이 해변의 풍경이 몇 해 전부터 조용조용 바뀌기 시작했다. 해안선을 도는 긴 백사장과 결을 따라 밀려오는 파도가 서핑을 타는 젊은이들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작은 카페 야외 테라스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바라보는 바닷가 풍경은 여유로움을 만끽함과 동시에 재미를 선사한다.


▲ 디톡스 여행 정동진펜션
강릉 바닷가로의 당일치기 여행은 너무 짧다. 볼 것도, 즐길 것도, 할 것도 많기 때문인데 이쯤 되면 뻔한 풍경이지만 정동진의 일출은 필수다. 애매한 첫 기차 시간 덕분에 일출을 놓쳤으니 하루를 머물며 일출을 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 정동진 바닷가에 위치한 오션그레이트에서는 주중&주말 할인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전객실 오션뷰인 정동진 펜션에서는 객실내 개별 스파, 오션라운지가, 루프탑, 바비큐장, 매점이 있어 여행자들에게 불편함 없이 편안함을 제공한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피미 갈래?’는 대표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미세먼지를 피해 여행을 간다’라는 이 말에 더해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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