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무, 흙과 사람 그리고 아름다운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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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 어디선가 들려오는 새소리에 눈을 뜨고 맞이하는 늦은 아침,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발이 부끄러워할 틈을 주지 않고, 푹신한 잔디를 사르르 발바닥으로 스치며 지긋이 눌러 밟아본다. 초록 잔디가 황금빛에 반짝이며 일렁일 때, 코끝을 간질이는 은은한 커피의 향이 『소무』의 아침을 깨운다.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에 담긴 인생, 커피는 인생의 맛이라고 했던가? 속을 내비치지 않는 짙은 어둠이 깔리기까지 커피는 사람의 손을 탄다. 처음 커피를 물었을 때의 입안을 맴도는 향과 맛은, 부드러운 목 넘김과 함께 잔잔히 입안을 감는 끝 맛과는 다르다. 이렇게 처음과 끝이 다른 커피처럼, 『소무』는 인생이 담긴 커피의 향으로 아침을 시작하고, 별을 담은 와인으로 이야기가 있는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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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삶, 갤러리형 펜션

자신의 세계를 예술로 창조하는 사람을 우리는 ‘작가’ 라고 부른다. 그들이 만든 세계는 깊은 감명을 주고 때로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문화적 자산으로까지 평가 받는 만화 <식객>의 작가, 허영만. 창조를 업으로 삼는 사람의 삶이 궁금해질 때를 『소무』는 이야기한다. 그 사람의 휴식은 어떨까? 나처럼 TV를 보며 뒹굴뒹굴 댈까? 음악을 좋아하시나? 나와는 다른 타인의 휴식과 취미, 『소무』는 작가의 휴식을 작품으로 만들어 놓았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만화가, 영화 드라마뿐만 아니라 요식업계에서도 인정받는 유명인사이지만 소탈함이 묻어나는 허영만 작가의 방, 놀멍 쉬멍, 제주 여행의 백미, 아름다운 제주의 면면을 둘러볼 수 있는 올레길을 발족시킨 <놀명 쉬멍 걸으멍 제주 걷기 여행> 서명숙 작가의 제주 공기가 물씬 느껴지는 방, 3만장 LP에 담긴 선율이 있는 이야기가 진한 커피와 함께 펼쳐지는 작업실의 풍경, 음악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담은 <삶이 괴로워서 음악을 듣는다>의 작가 김갑수,동방신기가 리메이크한 <풍선>의 원곡자, ‘다섯손가락’으로 데뷔하여 이승환, 신승훈, 김건모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음반을 제작한 이두헌의 방에서는 추억에 젖은 기타 연주를, 공간과 빛을 자유롭게 활용하여 장르의 판단을 무색하게 만든 조각가 김미란, 그 열정의 손길로 채워진 벽, 『소무』의 안주인, 와인의 감미로운 맛과 향을 펜션에 가득히 채운 와인 칼럼리스트 손현주의 방에서는 와인 이야기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전속 사진작가이며, 음악가들의 표정까지 생생하게 담겨있는, 클래식과 친숙한 사진작가 구본숙의 방. ‘편하게 잘 잔다.’ 편하게 누워 쉴 수 있다는 곳, 태안 안면읍에는 7명 작가의 삶이 이렇게 녹아있다.

『소무』의 안주인이 추천한 와인 한 잔을 따라 홀짝이며 만화책을 뒤적거리는 시간, 붉은 소파의 색처럼, 따스한 웃음을 만날 수 있는 허영만 작가의 방에서 타인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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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무』의 소통

소통의 시작, 약속
약속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사람에 대한 애정 없이는 믿음을 가질 수 없다. 『소무』는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약속’에 대한 신뢰를 준비한다. 미리 준비하여 기다리고 맞이하는 『소무』의 방침, 항상 교감하기를 원하는 『소무』는 당일 손님은 받지 않는다. 머무르는 사람이 없는 방도 매일매일 청소하고 정리하는 주인의 기본이 팟팟한 침구에서도 느껴진다. 『소무』의 거위털 침구가 주는 최상의 휴식은 몽글몽글 푹신한 구름 속에서 잠에 빠져드는 것 같다.

 

두 번째 스태프
『소무』는 카페 떼루아에서 시작한다. 주인과 인사를 나누며 첫 교감을 하는 장소 카페 떼루아에서 갓 볶은 커피와 잎 차로 떠나온 길의 여정을 내려놓는다. 바다로 둘러싸인 안면도의 여행 일정과 『소무』에서의 시간, 곳곳에 숨어있는 맛 집 정보까지, 『소무』는 우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한다. 『소무』의 주인은 때에 맞는 와인을 추천하고 직접 생두를 볶아 감미로운 커피를 내리며, 소통의 장을 꿈꾸고 이끌어간다. 문화를 이해하며 바름과 사랑, 규칙을 중시하는 『소무』에서는 함께 공존함으로, 우리 모두가 『소무』의 시간을 가꾸어 나가는 두 번째 스태프가 된다.

 

떼루아에서 작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작가들은 『소무』에서의 일상을 작품으로 재구성한다. 책과 사진, 미술품 등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작품을 갤러리 카페 떼루아에 전시를 하고 방문객을 위한 문화강좌와 작가와의 대화를 연다. 수시로 열리는 콘서트로 추억을 공유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한다.  『소무』의 안주인이 추천한 와인을 한 모금 마셔보자. 작가 내면의 바다가 이런 느낌일까? 포근한 엄마의 품 같으면서도 금새 강렬함을 내비치는 색다른 매력의 바다가 입안으로 옮겨온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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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모두의 이야기
떼루아의 커피는 1천원의 가격이 책정되어있다. 이 금액은 착한 나눔의 일환으로 인근 노인정에 기부된다.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따스하게 전달되는 또 다른 소통, 커피에 꾹꾹 눌러 담겨진 주인장의 정성, 따스하고 은은한 커피도 마시고 즐겁게 기부도 하자. 『소무』의 커피는 다른 곳의 커피보다 더 깊고 진한 맛이 날 것이다. 『소무』의 소통은 사람을 넘어 자연에서도 계속된다. 『소무』는 자연을 아끼는 풀꽃세상의 일원으로 친환경 상품을 사용하고, 재활용에 앞장서며 동물을 보호하는 운동에 열심이다. 천 평이 넘는 정원이 잘 관리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잔디와 와인 그리고 사람

수백 수천 가지의 와인을 보면 와인 초보자는 고민이 많다. 와인에 대해 배워나가기 시작하였다 해도 선택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그러니 어디 전문가 만큼이랴. 기분에 따라, 장소에 따라, 함께 곁들이는 음식에 따라, 기호에 맞춰 『소무』의 안주인이 추천한 와인들은 모두 메모해 두었다가 어디 가서 자랑하고 싶어진다. 『소무』는 와인을 즐기기에 더 없이 좋은 장소다. 와인 전문가가 있고,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잔디가 있다. 그리고 사람이 있다.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소무』에는 TV가 없다. 『소무』에서는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갖자. 나만큼 나를 아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나만큼 나를 사랑해줄 사람도 없다. TV에, 인터넷에 취해 있던 시간은 잠시 접어두고, 내 자신에게, 그리고 내 옆을 지켜주는 소중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소무』는 자연과 함께하는 문화 속에서 ‘나’를 찾아 떠나는 시간의 공간이다.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소중한 하루하루를 진정한 ‘나’를 놓치며 살아왔던 시간에 대한 보상이다. 1천여 평이 넘는 잔디는 『소무』의 보물이다. 농약을 되도록 사용하지 않으려는 주인장의 의지는 땅을 더욱 건강하고 깨끗하게 만들었다. 부드러운 대지에 촘촘하게 박힌 푸릇한 잔디는 밟고 밟아도 제 모습을 잃지 않는다. 푹신한 잔디를 맨발로 문대며 걸어도 보고, 좋은 음악을 들으며 뒹구르르 굴러 보자. 와인 한 잔, 또는 커피 한 잔을, 음악과 함께,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어느 곳에서도 할 수 없었던 잔디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자유를, 그 즐거움을 만끽해보자. 맨 살에 닿는 잔디는 생생한 자연을 느끼게 해준다. 걸음을 멈추고 눈을 감는다. 그렇게 느림의 시간을, 자연과의 교감을, 그리고 나 자신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두 눈을 뜰 때쯤엔 멈춘 시간만큼, 느려진 시간만큼 나 자신이 성숙해 졌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소무』의 잔디가 주는 자유를 누려보자.
『소무』는 게으른 즐거움을 권장한다. 잔디밭 곳곳에 썬베드를 비치하여 사색을 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나에 대한 보상, 책과 함께 하는 여행을 위해 갤러리 겸 서재 팔방미인 떼루아에서 책을 빌려 볼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뜨거움이 한 발 물러간 가을, 따사로운 햇살에 일광욕을 하다가 잠시 모든 생각을 멈추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마냥 바라보기도 하고, 와인과 함께 서로의 이야기를 풀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우리에게 필요한 시간은 함께 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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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무, 또 다른 즐기기

피톤치드와 함께. 소나무 숲 산책
가을은 탱탱한 대하철! 안면도의 싱싱한 대하를 맛봐보자.
소무의 추천 하우스 와인, 그리고 확- 트인 잔디밭에서 바비큐 파티!
2시간의 정성, 사람을 향한 따스한 마음이 담긴 소무표 스페셜 훈제 바비큐는 기름기가 없어 담백하고 부드럽다! 추천 와인과 함께 곁들이면 이게 바로 꿀맛!

 

함께하면 더 좋은 노래

Porter Robinson(포터 로빈슨) – Sea of voices
Olivia(올리비아) – The Rose
Jason Mraz(제이슨 므라즈) – I’m Yours
Michael Jackson(마이클잭슨) – Man in the mirror
Sigur Ros(시규어로스) – All Alright

* 이두헌 작곡가의 음악 즐기기
다섯손가락 – 새벽기차
이두헌 – 10년 동안

에스제이진 에디터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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