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호수, 그리고 하늘이 만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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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아 하는 소리를 한 번 듣고 나면 가슴이 뻥- 하고 뚫린다. 여름 바다의 뜨거움, 쾌활함과는 다른 강인하면서도 고요한 매력. 정신 없이 휘날리는 머리카락마저 멋으로 느껴지는 운치 있는 겨울바다로 어제의 답답함은 던져버리자.

겨울에 바다 여행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떠나기까지는 어렵지 않다. 다만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바닷가에 오래도록 있기가 어려워, 생각보다 알찬 여행이 되기가 힘들다. 그래서 눈앞에 오로지 거대한 바다만이 있는 곳으로의 여행보다는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있는 곳으로 떠날 것을 추천한다.

   부드러운 카리스마, 강인한 겨울의 매력이 그대로인 화진포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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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만년, 바람에 이끌려 쓸리고 깎이고, 커다란 바위가 부서졌다. 물에 젖은 조개도 바위를 따라 한 줌의 흙으로 변했다. 흘러간 시간이 내 발 아래 있다.
‘눈 같이 희고 밟으면 쟁쟁한 소리를 내는 곱디고운 모래.’ ‘이중환’의 <택리지>에 모래가 곱기로 유명한 동해안에서도 손꼽히는 『화진포』. 『화진포』의 고운 모래는 밟으면 서걱하는 소리가 난다. 오랜 풍화작용으로 인해 ‘모나즈’라는 성분이 모래에 있기 때문이라는데, 두 발로 꾹꾹 눌러 밟아가며 걸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종종거리며 해변의 모래에 열심히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 해변을 스케치북 삼아 여기저기 무늬를 만들며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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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바로 그곳, 가을동화 촬영지

모래는 부드럽지만 감청색 바다는 강렬하다. 동해 바다가 가진 호쾌함이 이곳에서도 느껴지는데, 망망대해 앞에 홀로 선 가로등이 겨울의 느낌을 물씬 풍기게 해준다. 『화진포 해변』의 아름다움은 전파를 통해서도 많이 알려졌다. 한류 열풍의 기둥, ‘가을동화’의 촬영지로도 유명한데, 여기가 드라마의 하이라이트, ‘은서(송혜교)’와 ‘준서(송승헌)’가 마지막을 함께 보냈던 바로 그 장소이다.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시켜 눈물, 콧물을 쏙 빼놓았던 아련함이 담긴 서걱 소리가 나는 모래를 밟으며 그때 그 감동을 다시 한 번 느껴보자.

화진포 둘레길(화진포 해변)
위치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초도리

문의 및 정보 033)682-5700 http://hwajinpo.invil.org/index.html
주변관광지 김일성 이승만 이기봉 별장, 가을동화 촬영지, 초도항, 생태박물관, 거진등대체육공원, 고인돌유적지, 금강산 자연사 박물관 등
찾아가는 길  속초 시외버스터미널(거진/대진 방향) → 간성 시외버스터미널 → 초도리 → 도보 10분 (총60분)

   고구려의 기상이! 광개토대왕릉 – 금구도

『화진포 해변』 맞은편에 한 마리의 거북이가 웅크리고 있다. 이 무인도가 바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신비에 싸인 『금구도(金龜島)』다. 섬의 모습이 거북이의 형세와 비슷하다 하여 『금구도』라 불리는 이 작은 무인도는 고구려의 황금기를 닦은 ‘광개토대왕(廣開土大王)’의 수릉이라는 설이 있다.
18세의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고구려의 강력한 위상을 널리 떨친 ‘광개토대왕’의 화려한 공적은 우리나라가 손꼽아 내세우는 자랑이다. 그러한 ‘광개토대왕’의 수릉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금구도』에는 2층 구조의 성벽과 보호벽의 흔적이 남아있는데, 고구려 연대기에 의하면 <화진포 거북섬(금구도)>에 ‘광개토대왕’의 왕릉을 축조하였고 시신을 안장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도 『금구도』가 ‘광개토대왕’의 수릉이라는 명확한 사실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파도가 굽이치는 바다 위, 웅크린 거북이 섬이 간직한 비밀이 무엇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바다 ‘속’이 알고 싶은 아이들과 함께! 화진포 해양 박물관

화진포해양박물관

푸른빛이 넘실거리다가도 금세 석양의 황금빛으로 물드는 오묘하고도 아름다운 바다. 흰 거품을 내뱉는 거친 파도와 끝을 알 수 없는 깊이에 그 안에 품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두 눈으로 볼 수가 없어서 더욱 신비롭다. 바다가 담고 있는 것이 궁금한 아이들에게, 그리고 어른들에게, 신비로운 바다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화진포 해양 박물관』을 소개한다. 조개류와 갑각류, 화석 거기다 운석까지! 패류박물관과 우아하게 헤엄치는 수중생물까지, 모두 1,500여종, 4만 여 점이 개인의 수집품이라고 한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기술팀이 설계한 수중박물관의 깔끔한 시설도 인상 깊지만, 전시물의 화려함과 그 양이 더욱 놀랍다.

이렇게나 많은 양의 조개들이 존재했었나! 줄지어 진열된 조개의 입안은 은은한 빛깔로 반짝인다. 바다 속의 어둠을 빌려온 듯 어두운 전시장에서 빛을 발하는 조개의 은빛이 더욱 우아하게 느껴진다.
차가운 해변 겨울바람에 지쳐있던 아이는 해양 박물관이 신기한 놀이터 같나 보다. 어디서 보았는지 태평양에서 건너 온 <해로 동굴 해면>이 죽부인 같다며 종알거린다. 하늘에서 뚝-하고 떨어진 돌,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몇 억 광년은 됐을 라나? 너무도 먼 우주에서 날라온 운석이 마냥 신기하다. 좀 전까지 내가 걷던 해변, 동해 바다에서 살고 있는 물고기들은 어떤 모습일까? 이제는 멈춰버린 바다의 지나온 시간과 반대로 생동감 있는 2층 <어류 전시관>은 역동적인 물고기들의 움직임으로 가득하다.

동해의 명물 명태도 있고 커다란 집게발을 가진 갑각류, 조금은 투박한 모습이지만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들, 살아있는 산호 섬과 귀여운 열대어 부부, 과격한 대왕 문어, 그리고 출구 앞의 하이라이트-180도 해저터널. 내 머리 위로 유유히 지나가는 물고기의 배가 보인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바다 속 이야기가 『화진포 해양 박물관』에 축약된 채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다.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세상이 물 속 안에서 숨 쉬고 있다는 사실에 바다가 다시 한 번 신비롭게 다가온다.

☞TIP
화진포의 매력, 잔잔한 호수와 역동적인 바다의 어울림을 가장 멋지게 볼 수 있는 전시관 3층 옥상의 경관을 놓치지 말자! 특히 철새들이 날아가는 겨울, 바로 지금! 이 순간의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화진포 해양 박물관
위치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화진포길 412 화진포해양박물관
이용시간 평일09:00-18:00 / 주말09:00-17:00 (연중무휴)
※동절기 한 시간 일찍 종료
입장료 성인 5,000원(65세 이상은 50%) /청소년•군인 4,000원 / 어린이(7~12세) 3,000원
문의 033-682-7300 
찾아가는 길 강남•동서울 고속버스터미널 → 속초(시내버스 이용) → 고성간성터미널(시내버스) → 초도리(화진포 입구) / 매 10분 간격 운행

   바다와 호수 그리고 하늘이 만나는 곳, 화진포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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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나서면 이북말씨도 쉽게 들을 수 있는 최북단 『화진포』. 본래 『화진포』라는 명칭은 오랜 시간 동안 자연이 공을 들여 돌과 조개를 자잘하게 깎아내어 바닷길을 막아 만들어버린 석호, 호수를 지칭한다. 지하로는 바다와 통하고 있어서 담염호로도 불린다.

소나무 숲이 주는 치유, 숲 속 산책길
『화진포』는 호수와 바다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전경, 그리고 바다를 향해 걷는 둘레길과 호수 주변을 둘러싼 송림으로도 유명하다. 빽빽한 금강 소나무 숲 끝에 펼쳐지는 화진포 전경, 둘레길에서 지나치지 말아야 할 숲 속 산책길의 푸르름이 갑갑했던 마음에 치유의 힘을 안겨준다.

화진포 둘레길의 또 다른 매력, 화진포 산책길
호수를 둘러친 해변으로 향하는 길은 두 갈래 길이 있다. 화진포의 전경을 살펴보고 <고인돌유적지> 그리고 <김일성 별장(화진포의 성)>을 겸사겸사 둘러볼 수 있는 『화진포 둘레길』과 우거진 수풀 사이를 걷는 운치 있는 산책길이다. 그 중에서도 갈대밭과 수풀 길이 펼쳐진 호수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화진포 산책길』을 추천한다. 이른 아침, 물안개를 머금은 호수의 경치는 화진포의 백미! 천천히 걸었을 때 40여분이 소요가 되는 거리이니 가족과 담소를 나누며 걷기에 더욱 좋다.

   둥둥- 뱃소리가 정겨운 거진항

거진항

그림처럼 아름다운 바다의 끝에도 철조망이 가로막혀 있을까? 짙푸른 바다는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하게 흘러가는데, 우리는 항구의 끝자락에서 원망스러운 철조망을 보게 된다. 최북단에 위치한 화진포의 『거진항』은 북한의 땅이었던 과거가 있어 이북 말씨도 간간히 들을 수 있다. 달달거리는 고기잡이 배에 걸린 그물 틈에서 선 하나로 갈린 우리와 그네들의 모습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이곳을 찾아와 하늘을 수놓은 겨울철 철새의 움직임도, 화진포의 싱그러운 소나무 숲도, 잔잔한 석호도 볼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해가 지면서 더욱 바빠진 황태덕장에서의 손놀림을 바라보며 역사라는 이름의 상처를 잠시 떠올린다.
둥둥- 거리는 뱃소리를 들으며 내일을 위한 시간을 위해 여행의 마지막을 정리한다.

거진항
위치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 거진리
문의 033-682-2782 
찾아가는 길 거진 종합 버스터미널 → 거진 시내버스 종점 → 도보

☞TIP 머무르고 싶은 곳, 고성이 궁금하다면 여기로! 고성원더풀스테이.kr

같은 금빛 물결이지만, 떠오르는 아침 해와 뉘엿뉘엿 머무름으로 하루를 정리하는 지는 해는 그 빛깔이 사뭇 다르다. 당일 여행으로 금빛 바다와 아침 이슬을 머금은 호수를 보지 못함이 아쉽다면, 강원도와 고성군이 인증한 『고성 원더풀 스테이』를 이용하자. 동해의 푸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는 해변의 펜션들과 화진포, 송지호, 도원 계곡 등 지역별로 추천하는 펜션 정보 그리고 고성이 간직한 천혜의 자연과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왕곡전통마을> 등 지역 명소와 축제를 소개하고 있다.

함께 하면 좋은 음악

All saints(올세인츠) – pure shores
Kodaline(코다라인) – All I want
Pirates of the Caribbean(캐리비안의 해적 OST) – He’s a pirate
서태지와 아이들 – 발해를 꿈꾸며(inst.)
Porter robinson(포터로빈슨) – Goodbye to a world
Arco (아코)– Perfect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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