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함을 파는 사람들, 샐러드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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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통통하게 오른 살로 인해 고민을 하다가 하루에 한 끼는 샐러드를 먹기로 결심했다. 생각보다 비싼 채소와 드레싱가격에 한 번 놀라고 재료를 다듬다가 보통 일이 아님을 느끼고 두 번 놀랐다. 김치통 하나에 가득하게 들어찼던 샐러드용 채소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시들고 진물이 나와 결국 모두 버리고 말았다. 샐러드를 너무 만만하게 봤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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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먹고 싶은 샐러드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한남동의 어느 골목에 기분까지 아삭아삭 상큼하게 만들어줄 가게가 등장했다.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샐러드를 매일 먹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문을 연 샐러드셀러. 샐러드는 간편하고 가벼운 한 끼 식사로 먹기 좋은 음식이지만, 사실 샐러드는 먹기엔 간편할지 몰라도 만드는데 있어서는 그리 간편하고 ‘간단한’ 음식이 아니다. 샐러드셀러의 채소들은 2-3일에 한 번 농장에서 배송이 오거나 가락시장, 대형마트 등에 가 직접 장을 본다고 한다. 자신들도 매일 먹을 음식이기에 이윤을 생각하기 보다는 오로지 재료를 생각한다고. 샐러드셀러에서 판매하는 샐러드에 올라가는 리코타치즈를 비롯한 소스와 드레싱류를 모두 직접 제조하기 때문에 한 그릇에 샐러드에는 온전히 샐러드셀러의 정성으로 가득하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샐러드를 ‘쉬운’음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속상하다는 그녀의 푸념이 이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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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외에도 가게 구석구석 셀러들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을 찾기가 더 어렵다. 사진을 잘 찍는 셀러가 메뉴판에 들어갈 사진을 담당하고 모두 힘을 합쳐 가게 내에 있는 큰 테이블과 옷걸이, 벽에 페인트칠까지 직접 했다니 가게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느껴졌다. 샐러드를 생각하면 시원함, 차가움 같은 단어가 연상된다. 브레이크타임에 모여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자신들이 만든 샐러드를 나눠먹는 셀러들은 찬 샐러드를 팔지언정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사람들이 만드는 Fresh한 샐러드는 샐러드셀러를 찾는 사람들을 Refresh(생기를 되찾게 하다)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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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록달록 눈으로도 맛있는 샐러드셀러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지 않은가. 샐러드셀러의 샐러드는 비쥬얼적으로도 으뜸이다. 각종 과일과 채소들이 갖고 있는 색이 한 접시에 어우러져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샐러드셀러의 추천메뉴 3종은 더블베리 리코타 샐러드와 케일코코, 치폴레 수프다. 샐러드셀러의 첫 겨울메뉴로 선보인 두 개의 메뉴 중 한 자리를 꿰찬 더블베리 리코타 샐러드는 직접 만든 리코타치즈와 초록빛의 루꼴라, 시금치, 블루베리와 딸기, 발사믹 드레싱이 어우러져 마치 한 그릇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맛보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케일과 코코넛을 갈아 만든 음료인 케일코코는 샐러드셀러의 전 메뉴 중 가장 먼저 탄생한 메뉴로 달콤고소한 코코넛이 케일의 씁쓸하고 비린 맛을 잡아주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의 음료다. 케일이라는 글씨만 보고도 가자미눈을 뜨던 사람들도 케일코코 한입 맛보면 그 맛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 치폴레 수프는 샐러드셀러의 수프메뉴 중 처음으로 만든 것이다. 할라피뇨를 건조하고 훈제하여 만든 치폴레와 치즈, 닭가슴살 등을 넣고 끓인 수프로 뜨끈하고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치폴레 수프는 샐러드셀러의 시그니처 메뉴지만 날씨가 쌀쌀해지다 보니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한 그릇의 샐러드는 세상을 닮았다. 다양한 사람이 모여 살며 이런 저런 일이 일어나는 세상처럼 샐러드도 각각의 다른 재료들이 모여 색다른 맛을 내는 하나의 요리가 된다. 따뜻한 셀러들이 기다리고 있는 샐러드셀러에 방문해보자. 한 그릇의, 한 잔의 세상이 당신 앞에 놓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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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셀러(Saladseller)
주소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5길 28
영업시간 월-토 10:00 ~ 21:00 (브레이크타임 15:00 ~ 16:00) / 휴무 일요일
인스타그램 @saladseller
메뉴 더블베리 리코타 샐러드 11,500 케일코코 6,500
TIP! 샐러드셀러의 전 메뉴는 포장이 가능하다.
TIP! 점심시간(11:00 ~ 14:30)에는 햄치즈 샌드위치와 수프가 함께 제공되는 점심세트메뉴를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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