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풍경과 가을바람이 있는 여행,거제도 바람의 언덕, 신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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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사람들은 쉬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산에 오른다. 또 여행지로 바다를 찾는다. ‘산과 바다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라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눈 앞에 가리는 것 하나 없이 넓은 시야에 담을 수 있는 자연이라고 답할 것이다. 산 정상에 올라 내려다보는 울긋불긋 빼곡한 나무들, 모래 사장에 서서 보는 끝도 없이 펼쳐진 바다의 출렁임, 그리고 푸른 하늘까지. 보고 있자면 근심도 배고픔도, 시간마저도 잠시 잊혀진다. 도시의 고층 건물에 둘러싸여 좁혀 볼 수 밖에 없는 눈에 허락된 공간만큼 일상 속 우리 마음의 여유도 작은 공간에 갇혀 살아간다. 여행 블로그나 안내서 어느 소개 줄에 ‘탁 트인 전망’ 이라는 글귀만 읽어도 마음의 빗장이 열리고 눈 앞에 가을 경치가 그려진다. 이것이 우리가 여행에 기대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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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이 불어 건물들 사이를 비집고 보는 노을에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가을. 어디 높은 곳에 올라가 넓고 푸른 바다를 볼 수 있다면.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렌다. 이제 1년에 한달 남짓 해져버린 소중한 가을을 잡고만 싶다면, 남해의 매력과 가을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거제로 향해보자. 서울에서 차로 내리 달리면 4시간 만에 도착하는 거제도. 서울에서 육지 끝까지 멀어졌지만 생각보다 오가는 길이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멀리 가는 것 같아 바리바리 챙길 필요는 없다. 바다와 노을을 보며 사랑하는 사람과 음악을 나눠 들을 이어폰, 그리고 무릎 담요 정도면 충분하다.

 

 

    바람의 언덕

 

가을의 짝꿍은 바람. 선선하게 불어오는 가을바람의 운치를 느끼러 거제도 바람의 언덕으로 향해보자.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국내여행 1001 곳에도 소개된 바람의 언덕은 남해 특유의 이국적인 느낌을 그대로 담고 있다. 도장포 유람선 선착장에 내려 바람의 언덕을 바라보면 언덕의 풍경이 가히 일품이다. 바다를 따라 난 길과 푸른 잔디, 작은 나무벤치들과 돌고 또 도는 풍차까지 동화 속 삽화로 걸어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바람의 언덕에 도착하면 누구나 사진찍기에 바빠진다. 어딜 찍어도 화보 같기 때문. 언덕에 서서 바람을 느끼며 바라보는 코발트색 바다는 돌아와서도 며칠씩 눈에 아른거릴 정도로 아름답다. 언덕 아래로 작은 어촌 마을도 보인다. 옹기종기 모인 집들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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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 나왔던 오키나와 만자모를 보고 여행근육이 꿈틀거렸다면, 바람의 언덕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게다가 바람의 언덕에는 만자모에서는 맛 볼 수 없는 게 있다. 소라처럼 생긴 거북손과 피쉬케익핫도그. 일단 오르는 길에 거북손을 한 웅큼 사서 빼먹는 재미로 입맛을 돋구자. 그리고 바다를 실컷 보고나서 출출할 때쯤 핫도그 속에 햄 대신 어묵이 들은 피쉬케익핫도그를 맛 보자. 빵 위에 설탕과 소스를 잔뜩 발라 어릴 때먹던 핫도그를 기억하며 먹방 사진을 찍어보는 것도 재미난 추억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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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면 좋은 음악
‘You are my best friend’ by The Once

  

   신선대

바람의 언덕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냈다면 5시 경에 맞춰 언덕에서 이어진 길을 따라 맞은 편 신선대로 가보자. 거제도에 바다절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여러 군데가 있지만 신선대는 그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곳이다. 10분 정도를 걸으면 바람의 언덕과는 다른 느낌의 손으로 깎은 듯한 절벽이 보인다. 신선들도 쉬어갔다는 신선대에 앉아 차분히 눈을 쉬게 하자. 가까이에서 출렁이는 바다와 바닷물이 밀려들어오며 만드는 하얀 거품, 저 멀리 보이는 고깃배까지 엽서의 그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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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붉게 변해가는 하늘을 천천히 느껴보자. 머리 속에 복잡한 생각들은 어느새 날아가고 마음 속 막혔던 부분이 뻥 뚫린 느낌이 든다. 조금 쌀쌀해졌을 터 가져간 무릎담요를 꺼내 두르고 이어폰을 귀에 하나씩 나눠 꼽고 음악을 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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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면 좋은 음악
‘너에게’ by 성시경

‘너의 의미’ by 아이유

  

    놀거리&먹거리

 

조금은 액티브한 활동을 원한다면, 가까운 바다로 배낚시를 나가도 좋겠다. 선상에서 낚싯대를 내려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낚싯대가 움직이는 순간의 기쁨. 막 잡은 고기로 즉석에서 먹는 끝내주는 회 맛은 먹어봐야 안다. 출항시간이 자주 있지 않으니 미리 시간을 알아보는 것도 잊지 말자. 여행에 음식이 빠질 수 없다. 거제도는 성게/멍게비빔밥으로 유명하다. 바람의 언덕 근처에는 맛 집이 여러 곳 있다. 바람의 언덕, 바람의 언덕 횟집, 하늬 횟집, 부산 횟집은 많은 여행객의 입맛을 사로잡은 식당들이다. 가격은 10000원에서 15000원이다. 따라 나오는 홍합탕은 비빔밥과 잘 어울린다.  탁 트인 풍경과 가을 바람 덕에 눈이 시원해지는 거제도 여행. 걷고 또 걸어도 좋은 가을 날을 만끽하러 떠나자. 주저하지 말고 최대한 가까운 날을 고르자. 가을은 짧고 겨울은 길기 때문에. 

 

 Tip.

주차와 입장권은 무료다.
넓은 풍경을 담을 수 있도록 셀카봉을 가져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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