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한양을 찾다

2015년 6월 15일

서울에서 한양을 찾다

한양의 중심 종로, 서울의 중심 종로. 24시간도 빠듯하게 늘 바삐 돌아가는 종로 거리에서 시간이 멈춘 곳을 찾았다. 고풍스러운 한옥들이 옹기종기 모여 옛날의 한 거리를 재현한 듯한 북촌 한옥마을. 여러 한옥숙박 업소가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도 숙박을 운영한지 오래된 곳과 얼마 되지 않은 곳 한 곳씩 소개하려 한다. 옛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주목하는 것이 좋겠다.

서울시 종로구 락고재

북촌에서 숙박을 할 수 있는 ‘한옥스테이’를 하는 업소들이 많지만 락고재는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 전부터 한옥스테이를 시작했던 곳 중 하나다. 130년의 역사를 가진 이 고택은 옛 진단학회건물을 사들여 현재는 10년이 넘게 한옥숙박업소로 운영하고 있다. 가장 좋은 것을 대접해야 한다는 락고재의 모티브를 여기저기서 느낄 수 있다. 갤러리에 온 듯 온화하고 고급스러운 조명이 마음까지 온화하게 만들어준다. 욕실 문을 열면 시녀들이 목욕시중을 들어주고 그 향까지 몸에 베일듯한 편백나무 욕조가 인상적이다.

소박하고 아담한 마당에 있는 정자, 그 시절 그대로 있는 아궁이, 우뚝 솟아있는 솟대가 옛 것을 누리는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락고재를 설명해준다. 방바닥이 60도 까지 오르는 찜질방이 락고재의 최고 인기! 외국인들은 처음 느껴보는 후끈후끈함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한국인들은 뜨끈뜨끈한 바닥에 몸을 지지며 그 동안의 피로를 날려버린다. 삼계탕이나 돌솥비빔밥 택할 수 있는 석식과 조식은 무료로 제공되며 저녁식사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숙박비의 10%가 할인된다고 하니 예약 전 식사여부를 고려해보도록 한다.

락고재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계동길 49-23
전화번호 02-742-3410 / 010-6661-8121
외국어 영어,일어,중국어(만다린)
홈페이지 http://www.rkj.co.kr

서울시 종로구 큰 대문 집

이름처럼 큰 대문을 가진 집이다. 높이가 4m에 달하는 솟을대문이 열리고 손님을 맞는 풍경은 대감집에 놀러 온듯 고풍스러운 모습에 압도된다. 대문부터 직선으로 나 있는 길이 마치 과거와 이어주는 길목 같기도 하다. 방 곳곳에서 현대와 과거의 조화를 찾을 수 있다. 하얀 장롱, 매트리스 위에 촘촘한 수가 놓여진 이불, 흰 커튼에 달린 전통장식, 방 한 편에 놓인 죽부인 등 편안한 분위기의 객실이 마련 돼 있다. 전 객실에는 찻상과 직접 차를 우려 마실 수 있는 다기가 준비 돼 있으니 향긋함을 코로, 입으로 만끽해보자.

한옥스테이를 하는 숙박업소들의 대부분은 한복 입기 체험이 마련 돼 있지만 큰 대문 집의 한복 입기 체험은 그 어느 곳 보다 특별하다. 정해진 비용을 지불하면 의상과 함께 다양한 소품과 세트를 마련해 주는데, 한복을 입고 직접 사극 드라마의 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황진이’, ‘대장금’등 여러 드라마 의상이 준비 돼 있는데 한국의 사극을 접한 적이 있는 외국인들의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다. 다른 집에 비하면 한옥스테이를 운영한지 3년여의 짧은 시간이지만 정갈하고 고급스러운 한옥의 분위기는 그 어느 다른 집에도 뒤지지 않으니 머물러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