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겨울 먹방의 도시 강원도 주문진 여행

[에스제이진 정기영 기자] 해마다 겨울이면 생각나는 것들. 시리도록 파란 바다, 무섭도록 치는 파도와 하얀 포말, 차가운 겨울바람에 언 몸을 녹여줄 뜨끈한 먹거리. 유난히 파란 바다는 바다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는 늘 그리움의 대상으로 겨울 바다라는 말을 하면서 어느새 눈은 강릉 앞바다의 해변들이 늘어선 지도를 보고 있다. 강릉의 해변들은 이제 계절이 따로 없다. 여름에만 반짝 특수였던 해변은 드라마 촬영, 영상 앨범 제작 등으로 각 촬영지마다 여행자들이 넘친다. 어느 곳으로 정할지는 여행자들의 마음이지만 그중 한 곳을 택하라고 하면 서슴없이 주문진을 택할 것이다. 주문진은 정확히 말하면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인 소도시이지만 도시가 품은 매력은 대도시 못지않다.

‘청춘의 시작은 여행이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아미라면 익숙하고, 바다 여행자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청시행 해변’을 찾는다면 주문진 해수욕장은 여행 필수 코스다. 원래도 큰 규모의 해수욕장으로 찾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지만 BTS의 앨범 ‘YOU NEVER WALK ALONE(유 네버 워크 얼론)’의 촬영 장소로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해변이 되어 글로벌해졌다. 앨범 촬영이 끝난 후 철거된 ‘방탄소년단 버스 정류장’은 많은 팬들이 찾은 덕분에 그 자리에 다시 복원될 정도로 인기 명소가 되었다. 팬심으로 그들과 똑같은 포즈를 하며 찍는 인증샷은 이제 어색하지 않은 하나의 트랜드가 되어 버린지 오래다. 방탄소년단의 팬들이 ‘방탄 투어’중 한국에서 가장 가고 싶은 곳 1위에 꼽힐 정도로 이곳의 인기가 높다. 해변에는 아기자기한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저마다의 예쁜 추억 남기기에 최적이다.

겨울 여행의 완성도는 잠자리와 먹거리다. 객실에서 주문진 앞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더원펜션은 2019년 8월에 신축한 펜션으로 전객실 개별 제트스파가 설치된 곳이다. 여행으로 긴장된 근육을 스파로 이완시키며, 창밖 너머 바다를 바라보며 할 수 있는 스파는 마치 따뜻한 바다에 몸을 담구는 듯해 차가운 바닷바람에 관계없다. 바다를 바라보는 오션뷰 카페에서의 커피 한 잔은 강릉의 커피 거리를 상상하게 된다. 또한 바비큐 파티를 위한 기본양념이 준비돼 있으니 번거롭게 준비하지 않아도 되어 편하다. 1일 1침구 교체로 아늑하고 쾌적한 룸 컨디션은 여행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주문진은 물고기가 잘 잡히는 곳으로 낚시 체험자들이 많은 곳으로, 펜션 투숙객에게는 할인된 가격으로 낚시 용품 대여 및 낚싯배 문의도 가능하다.

겨울 주문진은 별미 5형제가 여행자들의 입맛을 다시게 한다. 10월부터 12월까지는 도루묵, 11월부터 12월까지는 양미리, 12월부터 2월까지는 도치와 장치, 겨울 내내 잡히는 곰치가 그것이다. 주문진 어시장을 걷다 보면 고소한 냄새에 발길이 멈추고, 맛에 멈추고, 술에 취해 멈춘다라는 말을 한다. 이름도 생소한 이 생선들은 오직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것들이기에 나오는 말이다. 누군가는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의례히 찾아가서 먹는다고 할 정도로 매니아층이 생겨 ‘겨울 별미 여행’ 먹방 투어 코스로 인기가 있을 정도로 그 맛이 확실하다. 교통이 발달해 어느 곳에서도 흔히 먹을 수 있는 생선들이지만 맛과 분위기는 현지를 따라 잡을 수 없다.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뜨끈함은 바다 여행자의 몸속 한기를 싹 몰아내고 바다 맛으로 채우게 만든다.

통째로 석쇠에 구워 먹는 게 제맛인 도루묵은 그 쫀득하고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좋은데 산란기에 가까워질수록, 냉동한 도루묵일수록 알이 고무처럼 질겨져 맛이 없다. 꼰 새끼에 한 마리씩 두르고 여러 마리를 걸어 말리는 양미리는 겨울철에 냄비에 조려 먹으면 밑반찬으로 그만이다. 복어처럼 생긴 도치는 묵은지와 함께 끓여 먹는 매운탕이 일품인 생선으로 살집이 쫄깃하고 비린내가 없어 얼큰하고 걸쭉한 국물에 밥 한 사발 말아 땀을 쭉 빼고 나면 겨울 한기를 몸에서 몰아낸다. 생긴 것을 보면 밥맛없게 생긴 곰치는 해장국으로는 단연 최고로 꼽힌다. 파, 마늘, 무를 듬뿍 썰어 맑은 국물로 개운한 맛을 내어 끓여내면 들이마셔도 될 정도로 부드럽고 구수한 맛을 낸다. 바다 밑바닥에 사는 장치는 주로 찜을 해먹거나 고춧가루 듬뿍 넣은 양념에 자박자박 조려 먹으면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유난히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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