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 않은 어제와 오늘이 주는 묘한 감동

2014년 9월 15일

낯설지 않은 어제와 오늘이 주는 묘한 감동

잘 만든 드라마 한 편은 우리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며 본방사수를 외치게 만들곤 한다. 사극 역시 그렇다. 역사적인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 판타지적인 요소가 더해진 사극은 ‘우리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그 시대의 사람들과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가 하면 과거에 대한 묘한 향수를 부른다. 특히 배우들의 무게감 있는 연기력과 함께 몰입감을 높여주는 실제 같은 배경은 사극에 빠지게 되는 매력적인 요소! 이에 종영 후 이대로 떠나 보내기엔 아쉬운 드라마의 여운을 실제 촬영지에서 이어가 보자.

역사 드라마 촬영지로의 유쾌한 시간 여행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용천리에 위치한 『MBC 드라미아』는 MBC 사극의 주 무대다. 지금까지 <주몽> <선덕여왕> <이산> <동이> <짝패> <계백> <해를 품은 달> <무신> <닥터 진> <아랑사또전> <마의> <기황후> <야경꾼일지> 등 주옥 같은 역사 드라마들의 배경이 되면서 한국의 드라마•영화의 주요 촬영지이자 국내는 물론 외국 관광객들에게 우리의 역사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대표 관광지로 자리잡았다.

특히, 『MBC 드라미아』는 삼국시대 이후 건축 양식과 생활공간을 역사적인 고증을 바탕으로 실제에 가깝도록 재현해 반영구적으로 지은 세트장이다. 소품을 비롯해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쓴 흔적이 보이는 이곳의 건축물들은 시대상을 생생하게 재연해 놓은 만큼 역사 속으로 떠나는 고즈넉한 여행지로도 손색이 없다.

세트장은 한류드라마의 시초가 되었던 드라마 대장금의 수라간 세트장을 시작으로 민초들의 생활상이 꾸며진 저잣거리, 포청과 옥사, 왕실 도서관 역할을 했던 규장각, 왕세자의 생활공간인 동궁전, 사극에서 빠질 수 없는 무술액션장면이 주로 촬영되는 연무장까지 그 규모가 상당하다. 한번쯤 사극드라마에서 보았던 낯익은 모습들이지만 일상에서 접할 수 없었던 낯섦에 마치 미래에서 과거로 온 시간여행자 마냥 한참을 넋 놓고 둘러보게 하는 재미가 있어 더욱 흥미롭다.

이에 장소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새로운 공간들을 찾아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한옥의 화려하고 멋진 곡선과 웅장함에 시선을 빼앗기는 건 시간문제다. 또한 저잣거리 끝에는 경북 영주 소백산 자락의 부석사 법당인 무량수전 세트장이 있어 저잣거리를 한 눈에 내려다 보며 각고의 노력과 인내로 시련을 견뎌내어 입신이나 성찰을 이루어내는 사극 속의 여러 주인공들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드라마 체험시설 ‘몽유향’에서는 세트장에서의 흥미를 이어받아 궁중의상체험에서 전통놀이체험까지 가능하다. <대장금> <선덕여왕> <동이> <이산> <해를 품은 달>의 주요 배경으로 궁중 의상을 입고 드라마 주요 인물 모형과 함께 사진을 찍거나 투호, 널뛰기, 곤장맞기, 대형윷놀이 등 전통 놀이도 즐길 수 있어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되어 보는 색다른 경험과 추억을 쌓을 수 있다.